후낭파열 대처 – Reverse Optic Capture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백내장 수술을 계속 하다 보면 이 수술이 참 어찌 보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어렵기도 하고, 잘 되다가도 안 되기도 합니다.
가끔은 참 어이없고, 뭐랄까 억울한 상황?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수술은 배울 점이 있고, 또 그것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Reverse Optic Capture (ROC) 입니다.
그럼 같이 공부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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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일반적인 루틴 백내장 수술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전낭절개에 공을 들입니다.

중심이 잘 맞고, 크기는 약 5mm 정도로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낭절개가 잘 되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결과에 있어서, 또 합병증 발생 시 대응에 있어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그래서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신중하게 절개를 합니다.
펨토레이저도 있지만 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수기 절개에 비해 절단면이 약한 느낌이 있어 선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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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IOL을 넣기 위해 bag을 힐론으로 채우고, 평소처럼 스크류 방식의 preloaded one-piece IOL을 삽입했습니다.

그런데 I&A 팁으로 힐론을 제거하던 중, 뭔가 IOL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힐론이 조금 남아서 그런가… 싶던 찰나,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후낭 파열(PCR)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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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잘못한 거지?’
분명 절차상 잘못된 부분은 없었습니다.
I&A 중에 이렇게 터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른 유튜브 영상에서 비슷한 사례를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나도 이런 상황을 겪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원인은 IOL 삽입 과정에서 렌즈 끝부분이 후낭과 마찰을 일으켜 찢어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항상 IOL이 들어가는 방향에 viscoelastic을 생각보다 더 충분히 채워 넣어야 합니다…
어쨌든 이미 일어난 일이니 해결에 집중해야 합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힐론을 넣은 뒤 I&A를 빼냈습니다.
PCR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리체 탈출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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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현 상황을 다시 정리해 봅시다.
전낭절개는 intact 합니다.
하지만 7시부터 11시 방향, 약 120도 정도는 후낭 지지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one-piece IOL이 이미 bag에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선택지는 무엇일까요?
Plan A.

삽입된 IOL을 돌려 haptic을 남은 후낭 지지 부위에 위치시키는 방법입니다.
후낭파열 범위가 작을 때는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지가 넓게 부족한 경우에는 며칠은 괜찮아 보여도,
유리체가 나오면서 렌즈가 기울거나 심하면 vitreous cavity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Plan B.

One-piece IOL을 꺼내고, three-piece IOL을 sulcus에 넣는 방법입니다.
아마 가장 정석적이고 많이 사용하는 옵션일 겁니다.
확실하고 안전합니다.
하지만 one-piece 렌즈는 절대 sulcus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두꺼운 haptic이 iris와 마찰을 일으켜 UGH syndrome이 생길 수 있고,
몇 년은 괜찮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sulcus에는 항상 three-piece IOL을 넣어야 합니다.
Plan C.

저는 이번에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reverse optic captur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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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이렇습니다.

Haptic은 bag 안에 두고, optic margin을 전낭 위로 올려 전낭에 걸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one-piece IOL이라도 PCR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 술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Sinskey hook으로 IOL을 센터링 합니다.

한쪽을 살짝 눌러 optic edge를 anterior 쪽으로 기울여 전낭 위로 올립니다.

한쪽이 capture 된 상태에서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올립니다.
이 렌즈 플랫폼이 다소 두껍고 딱딱해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전낭절개 margin이 optic 앞에 있는지, 뒤에 있는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천천히, 조심스럽게 해서 전낭이 찢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iris를 살짝 들어 optic이 확실히 capture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렌즈를 눌러 안정적으로 고정되었는지도 확인합니다.
One-piece IOL은 three-piece와 달리 haptic–optic junction이 두꺼워서,
캡처 시 ‘cat eye’ 모양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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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힐론을 제거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절대 I&A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압력을 낮추더라도 위험합니다.
반드시 manual irrigation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Capture가 확실하면 전방과 후방이 완벽하게 차단되므로 vitreous prolapse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초기에 힐론으로 vitreous를 잘 눌러주면 vitrectomy도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IOL이 안정적으로 고정된 것을 확인하고,
incision을 hydrosealing 해주고 수술을 마쳤습니다.
다음 날 IOL 위치는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다만 posterior capsule opacity가 빨리 생길 수 있어 조기 YAG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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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하면 할수록 익숙한 것만 하려는 습관이 생깁니다.
새로운 방법은 문제 생기면 귀찮아질 수 있으니 도전을 회피하게 되죠.
그래서 이런 상황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reverse optic capture를 왜 알아야 할까요?
이건 최근 들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Optic capture는 sulcus optic capture부터 posterior capsulorhexis를 이용한 방법까지 다양합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원형 전낭절개를 처음 고안한 두 선구자,
Dr. Neuhann과 Dr. Gimbel의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reverse optic capture는 특히 유용합니다.

요즘 multifocal lens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one-piece multifocal IOL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술 중 PCR이 생겼을 때,
수술 후 negative dysphotopsia가 생겼을 때,
toric 축이 계속 돌아갈 때,
YAG capsulotomy 이후 IOL exchange가 필요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reverse optic capture는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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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rse optic capture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낭절개입니다.
중심이 잘 맞아야 하고, 크기는 5mm보다 커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작은 게 낫습니다. 필요하면 나중에 늘릴 수 있으니까요.
특히 multifocal cataract surgery에서는 전낭절개를 4.5~5mm, 중심에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effective lens position이 약간 anterior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도수 계산에 반영해야 합니다.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in-the-bag보다 약 -0.3D myopic shift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로 24D 이상의 고도수 렌즈에서는 보정해 주고, 그 이하 렌즈는 보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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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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