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 서전, Steven Safran의 팟캐스트를 듣고
나는 평소에 유튜브를 굉장히 많이 본다.
약 80%는 안과 관련 유튜브고 대부분 외국 의사들의 수술관련 채널
많이 보며 배우고 성장했고 매번 그러고 있다.
간혹 수술영상 뿐만 아니라,
최근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게스트를 초대해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내가 너무나도 존경하고 궁금했던 두 사람이 나와 두번을 연달아 듣고
좋은 내용이 많아 남겨보려 한다.
Shannon Wong, MD

텍사스에 기반을 둔 Austin Eye 안과병원을 운영하며
백내장수술(특히 프리미엄렌즈 관련)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다.
환자와 안과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아주 양질의 콘텐츠를 옜날부터 많이 올려
구독자도 11만명이나 되는 유명인이다.
이사람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말도 느리고 발음도 정확해서 내가 듣기 편해서 자주 보는 채널.
여기에 게스트로 나온 의사가
Steven Safran, MD

이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역시 개인 채널이 있는데, 간단한 나레이션과 함께 수술영상을 편집해 올리기만 한다.
근데 정말 수술을 말도안되게 잘하는 사람이다.
더 신기한건 모든 수술을 다 한다.
각막, 백내장, 녹내장, 망막… (오늘 알았는데 성형안과도 한다고 한다)
근데 또 잘해서 대단하다.
그런 사람의 영상들을 보며,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진료하고 수술하고 하는지 막연히 궁금했었는데,
게스트로 나와 너무 반가운 마음에 집중해서 두 번을 들었다.
내용이 너무 좋고,
나도 그렇고, 앞으로 더 나아가야하는 미래의 안과의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많아
일부 내용을 발췌해 정리해봤다.
Steven가 일하는 병원
Shannon
요즘 진료는 어때요?
직원은 얼마나 되나요?
Steven
음… 당신 병원을 보니 제 병원이 민망한데요^^;,
저는 완전 동네 작은 의원이에요.
말 그대로 엄마 아빠 가게 같은…
1926년에 처음 문을 열었고, 그 뒤에 그 아들이 이어받았고, 그다음 제가 1992년에 인수했어요.
지금은 제법 키웠고 직원은 8명 정도.
근데 저는 환자를 제가 다 봐요. 검안사 없이 수술 전 수술 후 전부 제 손으로.
아마도 계속 이렇게 할 것 같아요…


어떻게 모든 분야의
수술을 할 수 있는지,
Shannon
선생님 영상보면, ERM수술, lens drop도 꺼내고, 동공성형도 하고, 각막이식까지 한 수술에 다 해버리자나요.
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한거에요?
Steven
듀크에 있을때(펠로우십) 망막 거장들이 있었어요.
그분들이 저를 좀 좋게 봐줘서 케이스에 같이 들어가게 해주고, 파트도 맡겨주고..
심지어 망막펠로우도 하라고 했는데 그때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어요.
근데 저는 늘 생각했어요.
트로카를 쓰는 closed system이 너무 좋다(망막수술방식)
각막쪽에서 IOL fixation을 할 때면 눈이 처지고, 흔들리고 컨트롤이 힘든데,
망막수술 방식으로 가면 infusion이 딱 잡아주고 안정감이 생기니까
아, 이게 정답이구나 싶었던거죠.
그러면서 저는 각막분야, 녹내장분야, 망막분야의
각각 좋은 기법들만 가져와서 서로 혼합해
하이브리드마냥 제 손에 통합된 방식으로 수술을 해요.
단점은,
돈을 못받는다는 거죠^^;
원래 각막/망막/백내장 세 명의 전문의가 각각 수술하면
각각 청구가 되는데, 제가 혼자 다 하면 세 명 몫을 못 받는 거에요.
아들이 저한테 그래요.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장사 못하는 사람이라고.
원래 쉬운 케이스는 아래 직원들이 다 처리하고,
아빠는 관리만 해야지 왜 제일 힘든걸 혼자 다 하고 있냐고.
은퇴는 언제
Steven
성취가 생기고,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을 진짜 도와주는 일’이란 걸
체감하면 은퇴가 덜 매력적이 돼요.
38살 때 처음 돈 좀 벌기 시작했을 때
투자 상담사한테 ‘이렇게 가면 50에 은퇴 가능해요?’ 물었더니
‘가능성 높죠’ 하길래, 그때는 진짜 ‘50에 은퇴’가 꿈이었어요.
근데 바뀌더라고요.
환자들이 ‘닥터 사프렌, 꼭 만나고 싶었어요.
도와줄 수 있다 들었어요’ 하고 오면… 그 힘이 커요.
그냥 신뢰하고 오잖아요. 그러면 더 하고 싶어져요.”
shannon
보통은
‘열심히 일하고, 은퇴해서 여행하고 골프 치고’
이런 삶을 원하는데,
선생님은 어때요?
Steve
그것도 좋죠.
근데 저는 지금도 그걸 할 수 있어요.
집에 가면 매일 휴가예요.
아내가 집을 운영해주고, 필요하면 사람 부르고… 저는 일하고 운동하고 집에 와서 끝.
차 몰고 집에 가는 순간부터 휴가예요.
꼭 1주일 쉬어야만 휴가가 아니라, 매일 배터리를 충전하고 ‘놓는’ 거죠.
환자 전화가 밤 8시에 와도,
‘아 망했다’가 아니라 ‘필요하면 내가 처리한다’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있어야 이 일을 오래 하죠.
제가 트렌턴 길모퉁이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전 세계에서 의뢰가 와요.
그게 너무 감사해서… 가능한 오래 즐기고 싶어요. 건강만 허락하면요.”
유튜브란?
Shannon
영상 공유해줘서 진짜 고마워요.
전 선생님 영상에서 제일 많이 배워요.
Steven
고마워요.
근데 섀넌 영상도 저한테 도움이 돼요.
저는 1992년에 혼자 나와서 시작했는데…
지금도 기본적으로 혼자지만,
인터넷이 우리를 ‘안과 커뮤니티’로 묶어줬잖아요.
유튜브가 그걸 가능하게 해줬고요.
제 채널엔 지금 영상이 320개쯤 있고, 광고도 없어요.
목적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동료 의사들이 ‘이런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를 보게 하는 거.
다른 하나는 환자 교육용.
‘우리가 뭘 할 건지’ 환자가 미리 이해할 수 있게요.
근데 솔직히… 저한텐 이게 표현 욕구이기도 해요.
시 쓰는 사람이 누가 읽든 말든 쓰고 싶은 것처럼요.
케이스를 하면, 공유하고 싶고, 반응도 듣고 싶고.”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Shannon
“인생에 가장 큰 영향 준 사람은요?”
Steven
“개인적으로는 아내죠. 리사.
저는 리사 없으면 하루도 제대로 못 살아요.
그리고 오피스 매니저, 아이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
그건 진짜 선물이에요.
프로페셔널로는…
NYU 레지던트때 Dick Mcool의 백내장 수술을 12~13개정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불씨가 생겼어요.
그리고 ‘어려운 케이스를 의뢰 받아서 처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그때 생겼고요.
또 2006년에
Ike Ahmed가 micro-instrumentation(MST) 관련 영상 올린 게 저한테 꽤 영향이 있었어요.
‘왜 이렇게 조악한 기구로만 하려 하지?
망막의 미세기구를 전안부로 가져오면 훨씬 우아해지는데’ 이런 생각이 더 강해졌죠.

다초점백내장 수술에 대해
Shannon
다초점은 많이 해요?
어떤 걸 선호해요?
Steven
“저는 오디세이를 가장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재질이 마음에 들고, 성능을 제가 잘 알아요.
Envy도 좀 늘리고 있어요.
특히 ‘무조건 책 읽고 싶다’ 하는 사람은 Envy가 더 근거리 우세한 느낌이고요.
Odyssey는 원거리가 약간 더 좋을 수도 있고.
둘 다 좋은 렌즈예요.
대신 Odyssey는 무조건 말해요.
‘밤에 달무리가 보인다.
그게 싫으면 하지 마라.’
이걸 선제적으로 말하면 큰 문제가 대부분 해결돼요.
저는 오디세이로 먼거리 흐림 때문에 빼본 적은 거의 없어요.
뺀 건 대개 의뢰온 케이스에서 빛번짐, 달무리였고요.
Shannon
판옵틱스는요?
Steven
“저는 알콘 재질에 편견이 있어요.
glistenings(렌즈 혼탁) 문제로 1997년부터 계속 말했거든요.
‘해결됐다’고 회사가 수십 번 말했는데, 2~5년 지나면 다시 나타나요.
클라레온 플랫폼에서도 그런 보고가 있고요.
게다가 색수차도 낮은 편이라…
저는 편견이 있어요.
그리고 판옵틱스로 먼거리 흐림 때문에 제가 뺀 게 100개는 넘어요.
원거리는 오디세이가 더 낫다고 느끼고요.
굴절이상 없는데, PanOptix를 Odyssey로 바꿔 넣고
“훨씬 좋아요”라는 얘기 들은 경험도 많아요.
솔직히 알콘은 저한테 새 렌즈 들고 찾아오지도 않아요.
제가 인터넷에 ‘이거 별로다’ 쓰면 싫어하니까.^^
Shannon
LAL은요?
Steven
“저는 3-piece 실리콘 렌즈(LI61A)를 진짜 좋아해요.
저한테는 ‘dysphotopsia killer’예요(빛번짐 등)
판옵틱스나 비비티로 불만 있는 사람 오면 LI61 넣으면 끝.
근데 LAL은… 저는 안 써요.
요즘 LAL로 불만 생겨서 연락하는 환자가 많아요.
제 느낌은 이거예요.
처음 넣을 땐 좋은 3-piece 실리콘인데,
조정(treatment)을 많이 할수록 수차가 쌓이거나, 혼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이 고리모양의 띠 혼탁 보이는 환자들 있잖아요.
치료 후에 시력 질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고,
lock-in 이후에 예측 못한 근시 오차가 생기기도 하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블랙박스’라는 거예요.
렌즈가 실제로 어떤 상태로 바뀌는지,
완전히 폴리머라이즈가 된 건지,
장기적으로 RK처럼 시간이 지나며 또 변할지… 확신이 없어요.
그래서 환자랑 결혼(?)하는 느낌이 생겨요.
이 환자가 정말 이상한 사람인지, 아니면 렌즈가 문제인지… 판단이 어려워요.
제가 뺀 LAL 환자들은, LI61A로 바꿔주면 대부분 엄청 만족하고,
반대눈도 바꾸자고 해요. 심지어 반대눈에 LAL 문가 없어도요.
본인이 백내장 수술을 받는다면?
Steven
저는 LI61A요.
한쪽 -0.25, 다른 쪽 -0.5 정도로 살짝 근시타겟 두고요.
그 정도면 전 만족할 듯.”
Shannon
“안과의사 환자들은 보통 모노포컬 원하죠?”
Steven
“맞아요. 토릭 필요하면 토릭, 그 이상은 드물어요.
다초점 원하는 안과의사는 정말 희귀해요.”
젊은 안과의사들에게 하고싶은 말
Steve
“첫째,
일에서 기쁨을 찾아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방향으로 가라.
타이거 우즈가 축구 했으면 우즈가 아니었을 거잖아요.
둘째,
제조사 업체 말 너무 듣지 마라.
믿을만한 동료들과 이야기해라.
셋째,
환자 말을 들어라.
환자는 미친 게 아니다.
오히려 의사가 더 예민한 환자일 때도 많아.
수술하고 수술 후를
안 보면 배울 기회를 놓쳐요.
결과를 듣고, 불만을 듣고, 거기서 배워야 내 진료가 더 좋아져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Steven
“와… 그건 생각해본 적 없네요.
저는… 사람들이 ‘저 사람 덕분에 많은 환자가 좋아졌고, 의사들도 더 나아졌다.
그 사람은 진짜로 자기 일을 사랑했고 진지했다’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뭔가 말하면, ‘그 사람 말은 진지하게 들을 만하다.
대체로 맞았다’ 정도요.”
정리
Steven 이 그렇게 작은 병원에서
혼자 모든 진료와 수술을 감당하고 있을 거라고는 솔직히 상상도 못 했다.
그렇게 다양한 고난도 수술을,
그것도 혼자서 해내고 있다는 게 더 놀라웠다.
“성취가 생기고,
내가 하는 일이 정말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걸 체감하게 되면
은퇴는 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 말을 담담하게 할 수 있다는 게,
그리고 그 말이 전혀 허세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게 참 부러웠다.
(Steve는 지금 65살이라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다초점 백내장 수술 후 불만 환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 중 하나로서
LAL렌즈에 대해 꽤 솔직하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며
최근 국내에서 ‘무조건 좋은 렌즈’처럼 광고되는 현실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Steve가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의사들은
‘나는 어떤 렌즈 수백 개를 했는데 불만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죠.
그건 그 수백 명 중 불만 있는 환자들이
다 당신한테 안 오고 제 병원으로 와서 그래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는 말은 역시 이것이었다.
환자 말을 들으라는 것.
내가 존경해왔던 선생님들,
교수님들 역시 하나같이 같은 말을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