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재수술, 정말 하면 다 좋아질까?
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지난 두 편의 영상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에서 말하는 ‘적응’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볼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적응에 실패해
백내장 재수술을 고민하게 되는 경우,
그때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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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초점 인공수정체,
재수술 원인

국내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이
급격히 늘어난 시기를 돌아보면
대략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였습니다.
실손보험의 영향도 컸겠죠.
그 이후
노안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인식은 많이 높아졌지만,
안타깝게도 불만족스러운 결과로
재수술을 고민하는 분들 역시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훨씬 오래전부터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재수술 연구들도
꽤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핵심만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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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술의 가장 흔한 이유
“시력은 나오는데, 선명하지 않다”

다초점 인공수정체 재수술의 가장 흔한 이유는
의외로 “시력이 안 나온다”가 아닙니다.
논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불만은
waxy vision,
즉, 왁스를 발라 놓은 것처럼
뭔가 막이 낀 듯한 느낌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분들의 시력 수치를 보면
대부분 0.8 이상,
심지어 1.0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즉,
시력은 나오지만
선명하지 않고
어둡고
대비가 떨어지는 느낌
이런 ‘시력의 질(quality)’에 대한 불만이
재수술을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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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초점을 빼고
단초점으로 바꾸면
해결될까요?
그렇다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제거하고
단초점 인공수정체로 바꾸면 결과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먼 거리 시력의 선명도는 확실히 좋아집니다.
뿌옇게 보이던 느낌, 빛 번짐 같은 증상도
상당 부분 줄어듭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따라오는 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가까운 거리 시력의 감소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다시 돋보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즉,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있는 선택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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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직설적인 질문
그래서 연구진들은 환자들에게
아주 솔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재수술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초점 렌즈로 살던 시절로 돌아가겠습니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77%의 환자가
‘그냥 다초점으로 살겠다’고 답했습니다.
다초점이 불편해서 단초점으로 재수술을 했지만,
막상 생활해보니
돋보기를 써야 하는 불편이
더 크게 느껴졌다는 의미입니다.
처음 다초점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
“안경 없이 생활하고 싶다”는 목표가
사라졌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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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온
또 하나의 선택지

“다른 다초점으로 바꾸면 어떨까?”
여기서 연구진들은 한 가지를 더 시도합니다.
“단초점 말고,
다른 구조의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바꾸면 어떨까?”
그래서
회절형 다초점이 불편했던 환자에게는 굴절형을
굴절형이 불편했던 환자에게는 회절형을
서로 다른 방식의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교체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단초점으로 바꾼 그룹보다
다른 다초점으로 교체한 그룹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다시 선택해도 이 수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약 33%**였습니다.
앞서 단초점 교체 그룹의 77%와 비교하면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결과는
회절형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다초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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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다초점으로 다시 바꿔도
3명 중 1명은 여전히 후회를 했다는 것.
즉,
재수술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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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재수술,
안전할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백내장 재수술은 처음 수술보다 훨씬 어렵고 위험합니다.

수술 후 1~2개월 이내라면 비교적 수월할 수 있지만
6개월, 1년 이상 지나면
인공수정체와 주변 조직이 단단히 유착되면서
수술 난이도와 합병증 위험이 크게 올라갑니다.

특히
이미 후발백내장 레이저(YAG)를 시행한 경우라면
재수술은 훨씬 더 까다로워집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 후 만족도가 낮을 때
후발백내장 레이저는 가능하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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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요즘 보면
백내장 재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재수술만 하면 무조건 좋아진다”고
기대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수술은
결코 가벼운 선택이 아닙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충분히 이해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재수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백내장 수술 전략,
모노비전, 믹스 앤 매치 등
다른 대안적인 접근법들에 대해 이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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