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erion과 친해지기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지금도 그렇고 장비에 대한 욕심이랄까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남자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요.
핸드폰도 그렇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궁금한 것들이 항상 많아 이것도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테크 유튜브라 하나요?
잇섭과 같은.
간접경험도 참 즐거운 경험이죠^^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나와 공부하며 따라가기도 벅찹니다.
이제는 AI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현실…
여기서 저는 즐거운게,
안과는 검사와 수술장비가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라고 할까요.
안저촬영기 → 광학 + 영상기술
외래 레이저 (아르곤, 야그) → 레이저 기술
수술실 레이저 (엑시머, 펨토) → 레이저 기술
수술실 현미경 → 현미경 기술(광학)
백내장 수술 장비 → 초음파 기술 + 유체역학
각막지형도, OCT → 물리학 + 광학
대충 생각나는 것들만 적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장비 하나하나가 너무 비쌉니다…(개원이 가능할까요🤣)
어쨌든 이런것들을 실제 사용하고,
또 환자들에게 적용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안과는 눈 안에서 내과 + 외과 + 영상의학과
이 세 가지 과를 한번에 하는 과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저는 백내장/각막 전문의로 아무래도 여기 관련된 기기들에 관심이 많은데,
옛날부터 사용해 보고 싶던 Anterion이 들어와 간단하게 소개하며 저도 공부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일단 뭘 사든, 사용하려면
설명서를 정독하고 모든 기능에 대해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입니다.
검사 장비든, 수술 장비든
기본 수천만원에서 억이 넘어가는 기계인데
성능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물론 알고보면 실제 임상에서 쓸만한 기능은 뻔합니다만,
알고 사용하지 않는 것과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Anterion은
결국 OCT다.
먼저,
OCT =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 빛간섭단층촬영.
이제는 안과 진료에서 너무나 당연한 검사라
많은 분들께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보통 OCT 검사라고 하면
망막 검사, 혹은 시신경 검사(녹내장 검사)로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OCT를 아주 쉽게 설명하면,
빛을 이용해 CT처럼 단면을 찍는 검사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CT 검사는
원통 안에 들어가 X선을 이용해
몸속 장기들의 단면을 약 1mm 단위로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진단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죠.
OCT도 같은 흐름에 있습니다.
다만 X선이 아니라 빛을 사용해
눈의 망막이나 시신경 구조를
단면으로 볼 수 있게 해준 검사입니다.
그것도 단순한 단면이 아니라,
아주 세밀한 ‘조직학적 수준’의 단면으로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조직학적 수준이란 무엇일까요.
아마 ‘조직검사’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해당 조직을 실제로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
세포 단위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 있어서는 거의 최종 단계에 가까운 검사입니다.
그런 수준의 관찰을,
조직을 떼어내는 어떠한 조작 없이
즉, 비침습적으로
사진 한 장으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OCT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실제 망막을 조직학적 현미경으로 본 사진과
망막 OCT 영상을 비교했을 때
구조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살아 있는 조직을 실시간으로,
조직학적 수준으로 관찰해 진단에 활용하는 분야는
현재로서는 안과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눈 조직 자체가 빛을 통과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OCT의 등장은
안과, 그중에서도 특히 망막 분야에 말 그대로 눈부신 발전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과거에는 안저검사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형태학적 관찰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조직 단위로 구조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진단은 훨씬 정교해졌고,
치료 방향과 경과 관찰 역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후 시신경 OCT 촬영도 널리 보급되며
녹내장 진단에서도 OCT는 빼놓을 수 없는 검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발전해 온 OCT 기술을
눈 뒤쪽, 즉 후안부에만 국한하지 않고
눈 앞쪽, 전안부로 확장한 장비가 바로 Anterion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제
OCT를 통해
눈의 거의 모든 구조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조직학적 수준으로
아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nterior 실제 활용
(검사 모드)
그럼 이제 실제로 anterion이 어떻게 쓰이는지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anterion에는 모드가 총 4 가지가 있습니다.
Imaging app
Cataract app
Cornea app
Metric app

Imaging App
→ 눈 앞부분(각막·전방·수정체)을 OCT로 단면 촬영해 구조를 직접 보는 모드
Cataract App
→ 백내장 수술을 위해 눈 길이·각막·수정체 정보를 종합해 인공수정체 결정에 도움을 주는 모드
Cornea App
→ 각막의 모양·두께·광학적 특성을 정밀 분석해 각막 상태를 평가하는 모드
각막지형도입니다.
Metrics App
→ 전방각, 전방 용적, 수정체 위치 등을 수치와 그래프로 분석하는 모드
Imaging App
Imaging App 모드는
각막의 가장 앞쪽부터 수정체의 가장 뒤쪽까지,
눈 앞부분 전체를 고해상도 OCT 영상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한 모드입니다.

결막 점(conjunctival nevus)도
촬영하면 병변의 깊이와 내부에 존재하는 cyst까지 비교적 명확하게 관찰됩니다.

각막 부종에서는 상피 물집이 보이고,
데스메막 박리 역시 아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식이나 스마일 수술 후에는
flap 단면까지 관찰이 가능한 수준이라, 솔직히 꽤 인상적입니다.
이처럼 Imaging App은
선명하고 직관적인 OCT 단면 영상을 통해
전안부 구조 변화를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세극등 현미경으로 아무리 자세히 봐도
애매하고 확신이 서지 않던 구조들을
단 몇 초 만에, 말 그대로 다른 차원으로 보여줍니다.
망막 OCT처럼
촬영 방식도 line, volume, arc, radial 등으로 선택할 수 있어
여러 각도에서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orneal app
Cornea App 모드는
OCT 기술을 이용해 각막지형도를 촬영하는 모드입니다.

각막지형도에 대해서는
제가 그동안 꽤 많이 다뤘죠 -> 클릭
각막지형도 하면
Pentacam이라는 사실상의 gold standard 장비가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촬영이 잘 안 됐을 때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젊은 환자들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연령이 있는 환자분들은
촬영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Anterion은
촬영 속도가 빠르고 부담이 적어,
비교적 고령 환자가 많은
백내장 수술 전 각막 평가에는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난시 평가에 있어
후면 난시에 대한 정확도가 더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각막확장증(ectasia) scoring 소프트웨어도 탑재되어 있어
굴절수술 전 평가에도 유용합니다.
Pentacam과 더블체크용으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포지션이라고 보입니다.
Cataract app
Cataract App 모드는
백내장 수술에 필요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얻는 모드입니다.
Cornea App에서 얻은 각막 정보에 더해
• 전방 깊이
• 수정체 두께
• 안축장 길이
이 모든 항목을 함께 검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 공식도 탑재되어 있어
소프트웨어 안에서 바로 계산하고 출력까지 가능합니다.

기능적으로는
IOL Master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역시
더블체크 용도로 사용하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Metric app

마지막으로 Metrics App 모드는
전안부 구조물의 길이, 각도, 용적 등을 수치화해 분석하는 모드입니다.
전방각, 전방 용적, 수정체 위치 등을
그래프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렌즈삽입술 같은 수술 전 평가에는
유용할 수 있는 모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자주 사용할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리
이렇게
새로운 검사장비
anterion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검사기기의 측정값과 비교해 보며 더 익숙해지고 친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다크모드같고 고급스러운 UI(user interface)가 마음에 듭니다.
애플이 왜 UI에 목숨을 걸었는지..
UI는 참 중요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