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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 조절이란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앞으로 5~6개의 시리즈로 조절에 대해서 좀 정리를 할까 합니다.

저도 개념을 머릿속에 정립도 다시 할 겸… 또 최근 조절과 관련된 환자분들을 좀 보다 보니 한 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오늘은 조절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그 이후로 조절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들을 알아내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볼게요.


조절이란?

우리는 가까운 거리, 먼 거리 다 잘 초점을 맞추며 봅니다.

멀리 있는 풍경을 보고 있다가 시선을 내려서 책을 읽어본 적 있으시죠?

신기하게도 초점이 금방 맞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환자분께 설명할 때 ‘카메라 렌즈의 줌링을 돌리는 것’에 비유하곤 합니다.

가까운 걸 볼 때는 렌즈를 앞으로 쭉 뽑고, 멀리 볼 때는 다시 납작하게 만드는 거죠.

우리 눈에서 이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수정체이고, 그 수정체 모양을 바꾸는 과정이 조절(accommodation)입니다.

먼 거리를 볼 때는 조절 없이도 망막에 상이 올바르게 맺힘

먼 거리 6m 이상

사실 멀리 있는 물체, 특히 6m 이상 떨어진 건 조절을 전혀 하지 않아도 망막에 초점이 잘 맞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경우, 조절을 해야만 망막에 조점이 맺힘

6m 이내 근거리

그런데 6m보다 가까운 물체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더 강한 굴절력이 필요하거든요.

근거리, 원거리 볼 때 수정체 두께의 변화

그때 모양체근이 수축하고, 수정체를 잡아당기던 섬유소대가 느슨해지면서 수정체가 본래의 탄성으로 더 볼록해집니다.

쉽게 말해, 평평한 접시 같던 수정체가 동그란 공처럼 변하는 거죠.


원점과 근점 — 눈의 ‘최대, 최소 줌 범위’

원점, 근점, 조절 범위

안과에서는 원점과 근점이라는 개념을 씁니다.

  • 원점(far point)은 아무런 조절을 하지 않아도 선명하게 보이는 가장 먼 거리로, 보통 6m 이상입니다.
  • 근점(near point)은 최대한 조절했을 때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조절 범위(range of accommodation)이고, 근점과 원점에서 필요한 굴절력의 차이를 조절 용적(amplitude)이라고 부릅니다.

특정 거리에서의 조절 용적은 간단하게,

100/거리(cm)로 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cm 떨어진 책을 보려면

100/40 = 2.5

즉, 약 2.5D(디옵터)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조절의 종류

저는 환자분께 “조절도 여러 버전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 긴장성 조절: 자극이 없어도 근육이 기본적으로 힘을 주고 있는 상태
  • 근접성 조절: 물체가 가깝다고 ‘느끼는’ 것만으로 생기는 조절
  • 반사성 조절: 망막의 흐릿해지면 자동으로 초점 맞추는 조절
  • 융합성 조절: 눈이 모아지는(융합) 과정에 따라 함께 일어나는 조절

모든 반응이 무의식속에 알아서 계속 일어나며 우리는 초점을 맞춰 선명한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걸 구분해서 알면, 왜 어떤 사람은 멀리서 가까이로 시선을 옮길 때 버벅이고, 또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 초점을 맞추는지 조금 알 수 있습니다.


조절 유발 인자들

흐릿한 영상, 물체의 겉보기 크기와 거리, 색 번짐(색수차) 등이 조절을 유발하게 됩니다.

예컨데,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조절을 해서 선명하게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눈에 힘이 들어가고, 계속 이런 상태가 되면 눈이 피로하고 두통까지 생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응 속도도 중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초점을 옮기는 데 평균 0.64초, 반대 방향은 0.56초가 걸립니다.

아주 짧지만, 피로하거나 조절 이상이 있으면 이 반응 속도가 느려집니다.


조절 이상들

다양한 조절 관련 문제들

이러한 조절에는 여러가지 형태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조절 부족형: 반응이 자극보다 약함

    조절 부족(insufficiency)
    지속 불능(ill sustained)
    지연(inertia)
    마비(paralysis)

  • 조절 과다형: 반응이 자극보다 과함

    조절 과다(excess)
    조절 연축(spasm)

나이가 들면서 근점이 멀어지고, 그 결과 돋보기가 필요해지는 “노안”이조절 기능 변화의 가장 흔한 예 입니다.

앞으로 각 조절 장애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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