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
- 글씨가 겹쳐보여요…갑자기 생긴 변화(feat. 단안복시) – 1편
- 야간 빛번짐, 밤운전이 너무 어려운 이유(야간 근시) – 2편
- 글자가 겹쳐보여요, 단안복시 – 3편
- 눈 운동, 정말 효과가 있을까? – 단안복시 4편
- 다래끼로 복시가? – 단안복시 5편
- 갑자기 눈 초점이 안맞아요! 안과의사와 함께 진단하는 급성 원시
- 가성 근시, 갑자기 멀리가 흐려보이세요? 갑자기 생긴 근시가 이것의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 눈부심의 진단, 치료, 병태생리 – 논문 리뷰
- 조절, 조절이란 무엇일까요?
- 조절 – 내 조절력은 정상일까?
- 조절 관련 여러 검사 방법들
- 조절 검사 – 상대조절 검사(PRA, NRA)
- 조절 부족, 진단과 해결
- “조절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최근 조절과 관련된 글을 포스팅하고 있다가,
문득 제 의도와 다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마지막에 포스팅 하려 했던 논문을 먼저 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흐리게 보이고 글씨가 번져보여 조절문제가 아닐까 고민하여 제 홈페이지 까지 오시게 되고, 또 여러 글을 보고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이런 고민 자체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영향이며 실제 문제가 있는 분들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논문 표지가 멋있죠?
STRABISMUS, 한국 의학 용어로는 “사시” 라는 학회지에 실린 논문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도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안과의사로 고민이 있던 시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논문입니다.
의사들을 위한 논문이지만, 환자분들이 읽으면 오히려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언제 한 번 정리 해야지 하고 생각만 했었던…

번역을 하자면,
“근거 기반 심리학을 이용한 조절 문제에 대한 접근”
정도가 되겠습니다.
open access이기 때문에 원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링크가 열립니다.
아래는 제가 제 나름대로 이해하시기 쉽게(그림도 넣고), 또 나름 제 생각을 약간 섞어 정리를 해 보았으니 편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차례
서론

조절 이상(accommodation anomalies)은 진단과 치료 모두에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일부는 확실한 병리학적(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상당수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 다른 기능적 시각 장애와 증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작은 화면의 과도한 근거리 작업, 여러 불확실성에 따른 젊은층의 심리가 불안 등이 이런 조절 이상의 빈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결 방법으로는 보통 조절마비제, 돋보기 안경, 프리즘 안경, 시기능 훈련 등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가벼운 문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고착화되기도 하고, 환자에 따라서는 수년에 걸쳐 여러 진료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에는 조절 기능의 정상 범위를 비교적 엄격히 딱 잘라 정해놓았습니다. (예 – 25세의 조절력은 얼만큼이 정상이다 등)
그러나 어린이들에게서 자연스럽게, 지시 없이 나타나는 조절 반응이 관찰되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조절력이 상실되는 노안이 오기 전의 연령대에서는 항상 조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라는 전제는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조절과 융합(눈모음) (convergence)을 연구해왔습니다.
조절은 교과에서 나와있는 것처럼 항상 우수하고 일정하며 융합과 강하게 연계되는 반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보통, 정상적인 젊은 사람은 일상에서 “내 시력이 지금 선명한가?”라고 의식하지 않죠.
일정 정도의 흐림은 정상 범위 내라는 것입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임상적으로 까다로운 조절 이상 환자들을 의뢰받아 객관적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조절 이상 환자를 조기에 지원하기 위한 심리학적 접근법을 개발해왔습니다.
정리하자면,
본 논문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및 일부 젊은 성인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안과적 특징과 심리학적 요인,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연구 방법
본 연구에는 주로 조절(초점 맞추기)이나 융합(양안 맞추기) 문제로 여러 병원에서 해결이 잘 안 된 환자들이 의뢰되었습니다.
(다만 신경학적 질환이나 약물 부작용이 원인일 가능성이 배제된 경우에만 검사에 들어갔음)
환자들의 걱정과 불안을 덜기 위해
환자들은 “전문가에게 객관적인 검사를 받아서 주치의가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설명을 듣고 검사를 시작
검사 과정
- 객관적 측정 장비로 눈의 초점 조절과 두 눈 모음 반응을 측정.
환자에게는 “그림만 보세요”라고만 안내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했습니다. - 임상 검사 & 대화중간에는 시력, 가림 검사, 입체시 검사 등 기본 검사를 하고, 환자·보호자와 생활 속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실제로 난독증, 가족 문제, 학교 스트레스 같은 배경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 비공식 검사로 스마트폰 화면을 갑자기 가까이 가져다 보게 하거나 퍼즐 그림을 보게 해서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결과 설명
검사 후 바로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와 부모에게 보여줬습니다.
- 정상 반응이 보이면 “보세요, 가능합니다”라고 직접 확인시켜 주었고,
- 반응이 불안정하면 격려 후 다시 검사했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첫 검사에서 이미 정상 반응을 보였습니다.
검사 분위기
검사하며 일관되게 친근하고 따뜻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조절 문제는 흔하고,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습니다.
심리적 접근
연구진은 불안과 관련된 시각 증상을 겪는 환자를 돕기 위해, 심리적 접근법과 안내 자료를 개발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스트레스와 불안이 어떻게 가벼운 신체 증상을 악화시키는지 설명.
- 또한 의료진의 선의의 설명이나 조치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
즉, 인지행동치료(CBT)적 접근을 활용해 신중하게 설명하고 안심시켜 줌으로써,
환자와 부모가 “시각적 증상이 반드시 눈의 문제만은 아니며, 때로는 스트레스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접근은 시각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심지어 완전히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증상 악화를 막아줄 수 있습니다.
이 접근법의 구체적인 단계를 이제 설명해 보겠습니다.
악순환의 고리

● 시작은 아주 가벼운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학교 생활의 어려움, 읽기·쓰기 문제(난독증 등), 집중력 저하, 두통, 바이러스 감염 이후의 피로, 가벼운 머리 외상 같은 것들 때문에,
본인이, 혹은 누군가에게 의해 “한번 눈 검사를 받아봐야겠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 이후 첫 번째 전문가(대개 안경사)는 직업상 당연히 흐림(blur)이나 복시(diplopia)에 대해 묻습니다.
● 그러면 환자는 이제까지 신경도 안 쓰던 ‘흐림’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조절(accommodation)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라,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초점을 맞추는지조차 모르는데,
괜히 신경 쓰고 과도하게 노력하면 오히려 부적절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방문 때는 “흐림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니, 환자는 그간 경험한 흐림을 보고합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쉽게 “의학적 문제”로 해석되어 버립니다.
부모와 함께 더 꼼꼼히 증상을 기록하도록 권유받고, 작은 사위(heterophoria)나 경미한 조절 문제라도 있으면 안경이나 훈련 같은 치료를 권유받습니다.
그런데 불안 성향은 가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불안이 많은 경우 부모도 불안한 기질을 가진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부모는 아이의 증상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 하지만 문제에 주의를 집중할수록 증상은 더 악화됩니다.
환자는 더 많은 상황을 “눈이 문제인 것 같다”는 틀에 맞춰 보기 시작하죠.
● 또한 환자는 불안을 줄이려고 ‘안전추구 행동(safety seeking behavior)’을 하는데, 이게 되레 불안을 키웁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흐린 시야”를 계속 검색하거나, 원래라면 신경도 안 쓸 흐림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절을 억지로 의식적으로 하려다 오히려 시야가 더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불안이 심해지면서 악순환이 생깁니다.
● 안경이나 훈련이 효과를 보일 때도 있는데, 그게 실제 치료 효과인지, 아니면 플라시보인지 불분명합니다.
게다가 때로는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검사자가 “흐려지면 말해 주세요”라고 하면 환자는 흐림을 찾아내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반대로 “최대한 선명하게 유지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시간이 지나면 환자와 부모, 심지어 의사까지도 이 증상을 ‘진짜 안과적 문제’로 고착시켜 버립니다.
실제로는 학교 문제나 사회적 압력(시험 등 미래) 같은 근본 원인을 가리는 가면이 될 수 있습니다.
● 반복된 긴장 혹은 과도한 노력으로 조절·융합이 항상 불필요하게 긴장된 상태가 되면,
중기적으로 눈의 ‘긴장성 조절(tonic accommodation)’이 변형되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 이어서 환자(그리고 부모)는 재앙화(catastrophizing)를 시작합니다….

“학교 공부나 시험을 못 보면 어쩌지?”
“앞으로 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 안과적 치료가 별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시각 증상에 더 집착하게 만들면, 환자는 여러 전문가에게 계속 진료를 받으러 다닙니다.
하지만 효과 없는 진단과 치료가 반복되면서, 증상은 강화되고 진짜 문제에서 멀어집니다.
● 결국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무너지고, 증상은 수년간 이어지며, 여러 전문가들을 전전하다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하지만!
이 악순환은 초기에 간단한 개입만으로도 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적절히 대응하면 증상은 차츰 사라집니다.
심리적 해결 과정

● 실제 안과적·신경학적 질환이나 약물 부작용은 반드시 배제해야 합니다.
큰 사위(heterophoria)가 있으면 전통적인 사시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이 경우는 단순 심리적 문제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 처음부터 흐림이 주된 문제였는지 확인하세요.
많은 경우, 흐림은 원래 주증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안경원을 찾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흐림은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정상적인 현상임을 설명하세요.
오히려 지나치게 신경 쓰고 “명확히 보려고 애쓰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 증상을 정상이라 여기고(normalize), 환자에게 흔한 문제이며 거의 항상 좋아진다고 자신감 있고 안심시키는 태도를 보여주세요.
목표는 환자가 눈을 계속 의식하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 검사에서 아주 미세한 조절·융합 반응만 보여도, 기본적인 시각 시스템은 정상이라는 증거가 됩니다.
- 다만 환자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조절하는 습관이 생겼을 뿐, 원래는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임을 설명해야 합니다.
- 예를 들어, 스마트폰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사실 큰 조절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증상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은 오히려 해롭다는 걸 알려주세요.
앞서 설명한 “악순환”이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지도 함께 설명하고,
특히 부모에게 “아이에게 자꾸 증상이나 흐린지 묻지 말라”고 강조해야 합니다.
● “꾀병”이나 “꾸며낸 증상”이라는 뉘앙스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증상은 실제로 존재하고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줍니다.
다만 이런 신체 증상이 스트레스·불안과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을 다른 예시(복통, 메스꺼움, 두통, 어지럼증, 두근거림 등)로 설명하면 환자와 부모가 잘 이해합니다.
● 스트레스 요인을 부담 없게 조사 하세요.
가족 문제, 학교·직장 스트레스, 친구 관계, SNS 압박, 이혼, 난독증, 따돌림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모는 보통 이런 배경을 잘 알고 있고, 질문만으로도 금방 눈치를 챕니다.
불안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 가능한 반응임을 강조하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 환자와 가족이 불안·스트레스가 문제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면 치료 방향이 바뀝니다.
- 눈 증상은 사실 스트레스의 반영일 수 있습니다.
-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는 곧 불안이 심한 시기라는 신호일 수 있죠.
- 따라서 눈이 아니라 불안을 다뤄야 합니다.
- 환자가 스스로 유발 요인을 찾고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시도하도록 돕습니다. (잠깐 휴식, 산책, 친구와 교류, SNS 줄이기, 회피 대신 직면하기 등).
- 단, 휴식 중에 작은 화면(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 불안이 일상 기능을 방해한다면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흔히 알려진 눈모음 훈련(Convergence exercise)은 조절을 도와주므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조절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자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연필 밀기(pencil push-ups)나 원·근 거리 빠른 전환 훈련 정도를 권하지만, “또렷하게 봐라”라는 압박은 주지 않습니다.
● 간단한 돋보기 안경은 단기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조절 부담을 줄이고 시험 같은 상황에서 “망한다”는 불안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심리적 의존(safety behavior)이 생기니 가능하면 빨리 중단해야 합니다.
● 결국 조절이 다시 자동화되면 증상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경과를 보기 위한 진료 예약을 굳이 잡지 말고,
대신 “혹시 증상이 안 좋아지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말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줍니다.
이제 이게 어떤 문제인지 어느정도 감이 오시나요?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실제 연구에 참여된 환자들의 임상적인 특징과 결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결과 – 환자들의 특징
이 연구에서는 8세에서 30세 환자 23명을 분석했습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환자의 70%가 이미 여러 병원을 거친 3차 이상 의뢰 케이스였다는 겁니다.
대부분은 “원인을 잘 모르겠다”는 상태로 의뢰됨.
심한 사례 : “후기 청소년·젊은 성인”
- 조절 마비 또는 지속적 경련을 보인 환자들은 대부분 고등학생~대학생 나이였습니다.
- 단순한 약시나 근시 문제가 아니라, 조절 자체가 아예 안되거나 심한 상태로 풀리지 않는 패턴.
예를 들자면, “안경 바꿔도 글씨가 뿌옇다”면서 이미 여러 안과를 다녀온 고3 학생 같은 케이스가 떠오릅니다.
조절 저하군(13명) vs 조절 경련군(10명)
- 조절 저하는 “책 보면 눈이 쉽게 피곤하고, 초점이 잘 안 맞는다.”
- 조절 경련은 “눈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글자가 요동친다.”
- 흥미롭게도 두 그룹 다 검사할 때마다 반응이 들쭉날쭉했습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첫 번째 검사에서는 “정상 반응”을 보였다가, 같은 날 30분 뒤에는 “아예 조절 반응이 없다”는 식으로 변덕스러운 환자들이 있죠.
검사 목표물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달라짐
- 단순한 그림(자극이 단순한 목표물)에는 정상 반응을 보이지만,
- 실제 책이나 텍스트로 검사하면 조절 실패.
- 특히 난독증 아동은 텍스트에서는 전혀 반응 안 하지만, 그림 퍼즐에는 정상 반응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책만 보면 눈이 아프다”는 아동인데, 진료실에서 스마트폰 그림 보여주면 멀쩡히 따라오는 경우.
눈모음 – 조절 관계가 예측 불가
- 정상인에서는 수렴과 조절이 보통 일정한 비율로 같이 움직이는데,
- 이 환자군은 수렴은 되는데 조절은 안 되거나, 반대로 조절은 과하게 하고 수렴은 느슨한 경우가 흔했습니다.
- 48%는 두 기능이 같이 약하거나 같이 과도한 패턴을 보였고, “한쪽만 과도하고 다른 쪽은 약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이 눈모음-조절 관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아시려면 이 포스팅을 참고 -> 클릭
익숙한 검사에서 오히려 반응이 더 나쁨
- 안과에서 시행되는 기존 검사들에서는 반응이 나쁘게 나오는데,
- 환자가 목적을 모르는 새로운 검사(예: 스마트폰 불시에 제시)에서는 정상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건 심리적 긴장과 주의집중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줍니다.
정리
- 모든 환자가 일관성 없는 검사 결과를 보였습니다.
- 주관적 증상 호소와 객관적 검사가 잘 맞지 않았습니다.
- 특히 “자주 해본 검사”일수록 긴장하면서 더 나쁜 결과를 보였죠.
- 즉, 조절·눈모음 기능은 잠재적으로 가능하지만 불안정하고, 심리적 요인의 개입이 크다는 결론입니다.
고찰
논문 내용을 다시 한 번 요약 정리해 봅시다.
논문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 실제로 눈에 큰 구조적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 오히려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과 지나친 주의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치료는 단순히 안경이나 약물(예: 조절마비제)로 접근하기보다,
- 필요할 때만 최소한의 안과적 처치(간단한 프리즘, 독서용 안경 등)
- 환자와 부모에게 “이 증상은 흔하고, 대개 호전된다”는 확신을 주는 것
- 불안으로 인한 ‘증상 체크하기’ 행동을 줄이는 것
- 필요할 경우 심리치료(예: 인지행동치료)으로 연결하는 것,이 네 가지가 핵심 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변동성은 정상이다(Variable is normal)”라는 개념입니다.
젊은 사람도 일시적으로 흐리게 보일 수 있고,
어떤 날은 조절이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는 현상이지 병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리면 안 된다”는 잘못된 믿음이 심리적 악순환을 만듭니다.
실제로 논문에서는 조절 경련 환자에게 조절마비제를 써봤지만 효과가 미미했고, 오히려 불안한 환자에서는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했다고 보고합니다.
결국 약보다도 설명, 안심, 환자와 보호자의 이해가 더 큰 효과를 냈다는 것입니다.
정리
자 이렇게 의미 있었던 논문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혹시 “나는 조절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하다가 이 글을 찾아보신 분들이라면,
이 내용을 통해 조금은 안심이 되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아주 젊은 분들 가운데, 특별한 안과적 이상이 없는데도 글씨가 흐려 보이거나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실제 조절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진료 초창기에는 안경을 처방하거나 여러 검사를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런 과정들이 오히려 환자분들의 불안과 걱정을 키울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은 꼭 필요한 검사만 간단히 하고(사실 몇 가지 질문과 대화만으로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됩니다), 불안을 덜어드리는 설명과 심리적인 부분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는 원래 준비했던 조절 관련 주제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