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체 교환, 공막고정술 – 크게 여는 게 나을 때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오늘은 IOL 교체(IOL exchange)와 공막고정술(scleral fixation)에 관한 케이스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보통 소절개(small incision)가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더 큰 절개(large incision)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백내장 수술을 받은 분으로, single-piece PMMA 인공수정체가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상부의 zonule이 거의 손상되어 있었고, IOL-bag complex 전체가 함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IOL subluxation의 경우 여러 수술 플랜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는 현재 인공수정체의 시력에 만족하고 있었기에, 가능하다면 기존 렌즈를 재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각막내피세포 수가 1500대였고, PMMA 렌즈는 절단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했습니다.

Lens-bag complex가 온전한 경우, belt-loop technique을 이용해 한쪽 또는 양쪽을 걸어주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수술 시간이 짧고 절개도 작아 회복이 빠릅니다.

그리고 구멍이 있는 PMMA 렌즈라면,

제가 예전에 영상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그 구멍을 이용해 플랜지를 만들어 고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에서는 bag complex가 불안정했고, cortex 조각이 분리되어 나오는 것을 보고 결국 렌즈 제거를 결정했습니다.

PMMA 렌즈는 잘리지 않기 때문에, 약 5mm 정도의 절개가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두꺼운 Sommering ring 때문이었죠.

이 단단한 잔여물은 vitrector로 제거가 어렵고, 때로는 phaco로 부수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vitreous cavity로 떨어질 경우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신중한 조작이 필요합니다.

제가 항상 보고 공부하는 Brian Kim 선생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댓글을 통해 들었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그 역시 Sommering ring이 IOL exchange에서 가장 짜증나는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IOL을 반으로 자르면, 그 조각들이 흩어지면서

뒤로 빠지는 게 정말 문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는 이런 경우

차라리 large incision으로 IOL–bag complex를 통째로 빼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경우엔 small incision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large incision이 더 안전하고 깔끔합니다.

5mm 인시전은 당연히 scleral tunnel로 만들어야 합니다.

보통은 superior에 만들지만,

이 환자는

제가 미리 limbal relaxing incision을 하려고 표시해 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1.5D 정도의 against-the-rule astigmatism이 있었습니다.

Scleral tunnel은 잘만 만들면 난시가 거의 생기지 않지만,

반대로 난시 교정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temporal incision으로 진행했고,

덕분에 렌즈 제거와 난시 조절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Rigid한 PMMA 렌즈는

incision의 roof와 floor 사이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빠져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iris injury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ommering ring을 제거할 때는

OVD 캐뉼라를 그 뒤쪽으로 깊숙이 넣고,

메인 인시전을 아래로 눌러 주면서

dispersive OVD를 쭉 주입해줍니다.

그래야 vitreous traction을 최소화하며 제거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anterior vitrectomy 후, Canabrava 방식을 이용해 인공수정체를 공막에 고정했습니다.

벌써 수술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어갑니다.

아직도 첫 수술의 긴장감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신규 의사들은 수술을 배울 기회가 많지 않고, 또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안과 뿐만 아니라 모든 수술과 선생님들도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ㅎㅎ)

이번 영상에서 언급했던, Brian Kim을 비롯한 여러 명의들의 영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런 영감 속에서 저도 제 고민과 배움을 나누고자 이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매번 더 나은 수술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에 이제 구독자도 1,000명을 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말이 있었죠.

“백내장 수술은 몇 천 개쯤은 해봐야 잘한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손 안의 유튜브로 전 세계 명의들의 수술을 실시간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몇 개를 했느냐’가 아니라,

그 수술들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그 과정 속에 있고 싶습니다.

끝없는 배움의 여정을 걸을 수 있다는 건,

서전들에게 주어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