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초점인공수정체 적응: 빛번짐 극복과 신경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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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초점인공수정체 적응: 빛번짐 극복과 신경적응
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오늘은 다초점인공수정체 적응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빛번짐(halo, glare) 같은 시각적 불편감을 어떻게 이해하고, 뇌가 새 초점 배열에 적응(신경적응, Neuroadaptation)하는지를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다초점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수술이나 노안 교정 목적으로 삽입되어 근·원거리 시력을 동시에 확보해주지만, 초기엔 이중상·대비감 저하 등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 “불편”이 대부분 수개월 내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뇌의 신경적응이기 때문이죠.
차례
신경적응(Neuroadaptation)이란?
뇌가 달라진 감각 입력에 적응하는 과정

신경적응(Neuroadaptation)은 뇌가 새로운 감각 입력 – 예를 들어 소음, 진동, 시각 왜곡 – 등에 익숙해지고,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최종 이미지를 형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젊은 시절 뇌의 가소성(Plasticity)이 높아 다양한 왜곡·간섭에도 쉽게 적응하지만, 노화에 따라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시각적 맥락에서 “새로운 초점 설계의 인공수정체”가 삽입된 후, 뇌가 이중 초점 이미지를 어떻게 처리해 단일 선명 이미지로 인지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초점인공수정체 적응이 필요한 이유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뇌에 주는 충격

단초점(모노포컬) IOL과 달리, 다초점인공수정체(멀티포컬)는 빛을 둘 이상의 초점으로 분산시킵니다.
환자 입장에선 한쪽 눈에 원거리 초점과 근거리 초점이 동시에 맺혀 이중상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뇌는 “필요한 초점만” 선택하고 “불필요한 초점이나 빛 번짐”을 억제하도록 재학습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다초점인공수정체 빛번짐 등 불편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으나, 수 주~수개월에 걸쳐 뇌가 점점 적응해 시야가 편안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비감(Contrast) 저하와 빛번짐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빛을 여러 초점으로 나누므로, 단초점에 비해 대비감도(contrast sensitivity)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는 주로 “야간 운전할 때 빛번짐(halo, glare)이 심하다”거나 “초기에 글씨가 뭉개져 보인다”고 불평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신경적응으로 이 문제가 완화되지만, 녹내장 등 이미 대비감도가 낮은 환자는 이러한 적응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적응 과정 : 뇌가 어떻게 영상왜곡을 보정하는가
시각피질과 해마(hippocampus) 연관성

시각 신호가 단순히 시각피질(visual cortex)만이 아니라, 해마(hippocampus) 등 고등 뇌영역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각적 혼란이 처음 발생하면 뇌가 “주의 집중, 학습, 노력” 등 인지적 자원을 많이 소모해 수차(흐린 이미지)를 보정합니다.
수 개월이 지나면 이 “과활성화 상태”가 정상화되며, 자동으로 적응되어 빛번짐이 줄고 시력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대비·이중초점 억제
뇌는 매 순간 반대 방향의 움직임, 혹은 두 상 중 하나를 억제·선택하는 식으로 시각 정보를 처리합니다.
즉, 다초점 인공수정체에서 “원거리 상, 근거리 상”이 동시에 망막에 맺히더라도, 뇌가 점차 “현재 필요한 상”에 집중하고 “나머지 상”은 배경화하는 식으로 적응한다는 것이죠.

이 과정은 보통 수 주~수 개월에 걸쳐 일어납니다. 환자는 “처음에는 빛번짐이 심했는데, 언제부턴가 점점 줄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꼭 백내장수술시 다초점인공수정체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안경 도수만 약간 바꿔도 처음에는 뭔가 불편하고 어지럽다가 대부분 언제 그랬냐는 듯 편해지게 됩니다.
신경적응과 인공수정체 디자인
회절 vs. 굴절 멀티포컬

• 회절형(Diffractive): 동공 의존성이 적고, 원거리·근거리 초점을 주로 제공하지만 중간거리(intermediate)는 부족해질 수 있음.
• 굴절형(Refractive): 동공 크기에 따라 초점분배가 달라지며, 중간거리가 비교적 좋지만 근거리가 약할 수 있음.
• 최근에는 “혼합형”이나 “3중초점(trifocal)”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지만, 어느 설계든 광학수차(특히 대비감 저하)는 완벽히 사라지지 않고, 결국 신경적응이 필수적입니다.
비구면(Aspheric) 설계와 구면수차

• 비구면 설계를 적용하면, 각막의 양의 구면수차를 상쇄해 광학적 선명도를 높입니다.
• 명암 대비가 좋아지면, 신경적응 부담이 줄어 환자 불편이 덜합니다.
• 연구(Kershner 등)에서 비구면 IOL이 “최대 30~100%까지” 대비감도를 개선했다고 보고.
실제 신경적응 촉진 방법
환자 선택·수술 전 상담
나이가 많고 민감한 환자는 적응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수술 전에 “처음엔 빛번짐이나 이중상이 있을 수 있고, 몇 주~몇 달 지나야 개선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미리 설명을 하는 것만으로도 수술 후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혹시나 환자가 “빠른 적응”을 원하는 경우, 또는 “녹내장 등 이미 대비감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양 눈 같은 렌즈 권장
한쪽 눈만 다초점, 나머지 한쪽은 단초점이면 뇌가 양안 영상을 통합하기 어려워 적응 실패 위험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양안 모두 같은 종류의 렌즈를 넣고, 양안 시야에서 “근·중·원 초점”을 동시에 학습시키는 편이 신경적응을 촉진합니다.
제한적으로 한쪽 연속초점, 반대쪽 다초점 등의 여러 믹스앤 매치 방법도 선별을 잘 하면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시간이 필요함”을 강조
신경적응은 6~12개월 걸릴 수도 있으므로, “당장 내일 완벽한 시력을 얻진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환자 스스로 “몇 달은 불편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면, 불안이나 불만을 줄일 수 있답니다.
결론 : 신경적응은 다초점 인공수정체 성공의 핵심
다초점인공수정체 적응 과정을 보면, 초기 빛번짐과 이중초점으로 혼란을 겪다가도, 뇌의 신경적응 덕분에 대부분 환자들이 최종적으로 근거리와 원거리 시력을 편안히 활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성공 뒤에는 적절한 환자 선택(평소 시각 상태, 기대치, 나이 등)과 사전 설명(빛번짐, 대비감저하 등)을 통한 이해, 그리고 수술 후 적응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은 기술적 측면(광학 설계, 수술 술기)뿐 아니라, 환자의 심리적·인지적적응을 돕는 과정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실제 임상에서 신경적응 실패 사례가 없진 않지만, 상당수 환자가 수술 후 1~3개월 내 만족도 높은 시력을 얻게 되는 이유가 바로 뇌가스스로 “새로운시각”에적응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추후에 신경적응 실패에 따른 대응 전략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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