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지형도, 해석에 앞서 봐야 할 것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각막지형도 입니다.
각막지형도에 대한 여러 책들을 보면 항상 맨 앞에 나오는 챕터가 있습니다.
바로 검사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Quality Check”에 대한 부분입니다.
가장 까다로운 검사
안과에 한 번이라도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안과에는 아주 다양한 검사 장비가 있습니다.
안과는 검사로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검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른 검사들 역시 그렇겠지만 저는 이 “각막지형도”가 아마 가장 예민하고 까다로운 검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각막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검사시
눈물막(안구건조증)에 따라…
눈을 얼마나 누르에 따라…
환자가 눈을 얼마나 잘 뜨냐에 따라…
얼마나 머리고정을 잘 하냐에 따라…
검사를 여러 검사중에 초반에 했는지, 후반에 했는지에 따라…
눈에 약을 넣고(산동제 등)했는지에 따라…
검사 결과는 왔다 갔다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도대체 어떤 검사를 믿어야 할까요?
아무리 잘 해도 검사 결과는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그 검사는 믿을만 한 것인지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검사 전 확인사항
검사 전 부터 중요한 것들이 시작됩니다.
렌즈 착용 여부 판단은 기본입니다.
컨택트렌즈는 각막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어
소프트렌즈(SCL) 의 경우 1주,
하드렌즈(RGP)의 경우 최소 3주 정도의 중단을 한 뒤에 각막지형도를 찍어야 신뢰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위 지형도를 보면 렌즈를 중단하고 1주일 뒤에 불규칙한 모양의 지형도를 보이지만, 12주 뒤에는 비교적 대칭적인 직난시 형태의 각막 지형도를 보입니다.
즉, 렌즈는 상당한 영향이 있다.
두 번째는 “건조증 여부” 확인입니다.

위 그림은 눈을 뜨고 10초 뒤에 각막지형도를 찍었을 때를 나타냅니다.
좌측의 경우 건조증이 없는 눈, 우측의 경우 건조증이 있는 눈들입니다.
딱 봐도 색이 균일한 좌측에 비해 우측은 아주 색이 다양해 불규칙한 지형도를 보입니다.
우측의 지형도는 쓸 수 없는 검사입니다.
건조증 치료를 하고 난 뒤에 다시 찍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퀄리티 검증
이제 각막지형도를 촬영하고, 해당 검사 결과가 신뢰할만한지 어떤 것들을 보고 알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검사자와 의사 모두 알고 있어야 할 내용입니다.
QS 확인

기본인 QS(Quality Specification)값이 흰색으로 OK 표시인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만약 OK가 뜨지 않으면?
다시 촬영해야 합니다…
그래도 계속 OK가 뜨지 않으면,

위와 같이 QS 부분을 눌러 세부사항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그나마 가장 데이터 결손이 적은 캡쳐를 사용합니다.
주로 각막혼탁, 심한 원추각막 등에서 계속 QS 에러가 날 수 있습니다.
9mm 영역
각막의 9mm 영역 내에서는 잘린 이미지가 없어야 합니다.

설정에 따라 팬타캠에서는 캡쳐되지 않은 부분을 점으로 표시하거나, 아예 공백으로 표시합니다.
각 맵의 좌측 상단에는 9mm 영역을 볼 수 있는 돋보기가 있어 이를 눌러 확인합니다.

만약 위 그림과 같이 9mm 영역에서도 잘린 부분이 확인된다면?
그 검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시 찍어야 합니다.
K max 위치 확인
향후 포스팅에서 설명하겠지만,
Kmax 값은 가장 가파른 K 값을 말합니다.
그 위치는 각막 지형도에서 보통 흰색 마름모로 표시가 됩니다.

정상적으로는 Kmax는 중심부에 위치해야 합니다.
위 그림과 같이 너무 주변부에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입니다.
다시 찍습니다.
계속 주변부에 나온다면,
눈꺼풀위치를 확인하고, 각막 흉터나, 심한 안검염 등 문제 여부를 확인합니다.
정렬 불량
다음은 정렬 문제, misalignment 입니다.
말 그대로 검사시 눈 정렬이 삐뚤어지게 되면 그 검사는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는 좌측 패널의 하단부에서 pupil center 부분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향후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pupil center 에서 표시되는 x 값과 y값은
동공 중심이 각막의 apex와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팬타캠 장비 특성상 여기서 apex는 환자가 fixation 타겟을 볼 때 마주보는 지점으로 정합니다.
즉 ‘시축’으로 간주를 하고 검사 결과들을 판단하면 됩니다.
그럼 위 그림으로 이해를 해 보자면,
pupil center 는 pachy apex로부터 약간 좌하방에 위치를 해 있습니다.
그럼 x와 y 모두 -값을 가지겠습니다.

좌안의 경우는 반대로 X는 + 값을 가지겠죠? Y는 동일한 부호 (반대안은 거울 이미지이기 때문)
만약 이러한 대칭성이 깨져있다면 검사 신뢰도는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x값만 봐도 대칭성이 깨져 검사시 정렬이 틀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경우는 x값이 크긴 하지만(카파각이 큼) 좌 우 대칭성은 괜찮아 정렬은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파각에 대해
카파각(angle kappa)이 뭔지 아주 짧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실제로 빛이 지나는 경로와,
동공 중심을 지나는 경로 사이의 각도(차이)를 말합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라식,라섹과 같은 굴절 교정 수술이나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같은 특수 백내장 수술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추후 자세히 이 카파각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카파각은 안타깝게도 팬타캠에서 직접 측정할 수 없습니다.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

Holladay report에서 위 그림과 같이
“코드 뮤(chord μ)” 값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시축과 동공 중심 사이 거리를 뜻합니다.
팬타캠에서는 보통
정상 chord μ는 0.20 ± 0.11mm
0.42mm 이상이면 비정상적으로 판단하여 노란색 으로 표기합니다.
최종 난시 확인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각막 지형도상의 난시(Tomographic astigmatism;TA)와
현성 난시(manifest astigmatism;MA)를 비교합니다.

각막지형도에서,
현성 난시와 가장 일치한다고 알려져 있는 난시값은
TCRP(total corneal refractive power)의 3mm 값입니다. (위 그림)
이 값과 현성 난시를 비교합니다.
만약 두 값의 차이가 1디옵터 이상 나거나, 축이 10도 이상 다르다면 검사를 다시 해 봅니다.
물론, 백내장이나 각막혼탁이 있다면 두 값 사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리
이렇게 오늘은 각막지형도 검사 해석에 앞서,
측정한 검사값이 믿을만한지 아닌지 신뢰도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