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비문증, “비주얼 스노우” 라고 들어보셨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주얼 스노우”라는 다소 생소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전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비문증”이라는 질환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비문증, 날파리가 떠다니는 미친 증상.

보통 눈 속의 유리체의 노화 현상과 그와 동반된 망막의 문제로 발생하는 비문증은 파리나, 아지랑이가 떠다니는 증상과 빛이 번쩍거리는 광시증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마치 아날로그 텔레비전의 화면 처럼, 작은 점들이 시야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것 처럼 느끼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서 일상생활에 큰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안과에선 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비문증은 어쩔 수 없는 거라며 마음 편히 먹으라고 하지만…. 그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환자를 괴롭힙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정신과에 가봐야 할까요?

이러한 증상들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케이스 보고가 늘어나고, 연구가 진행되어 “비주얼 스노우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도 옛날에는 그냥 증례 보고 정도로 듣고 넘어간 기억이 있었는데, 최근에 논문을 찾아보니 많이 연구된 부분이 있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비주얼 스노우 논문

2020년 2월 신경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으로 1,100개의 케이스에 대한 보고입니다.

아랫글은 해당 논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음을 설명해 드립니다.

[해당 내용은 제 유튜브 채널에서 좀 더 몰입도 높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주얼 스노우란?

소개

비주얼 스노우란 개념은 1995년 편두통 환자에게서 발생한 지속적인 시각 현상에 대한 증례보고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이 후 계속된 증례 보고가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주얼 스노우”의 임상적 정의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비주얼 스노우는 신경과 의사와 과학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질환으로 여겨지며 많은 연구가 아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증상

“비주얼 스노우”의 대표적인 증상은 전체 시야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작은 점들이 깜빡이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눈을 뜨거나 감아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사진기 플래시처럼 번쩍거리는 점들이 시야에 퍼져있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비주얼 스노우 현상1
비주얼 스노우 증상 1

이 외에도 움직인 이미지가 시야에 남아있는 반복시(palinopsia), 시야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파란색 점이나 올챙이 같은 무늬가 이동하는것 같은 현상을 호소하는 내시현상(entoptic phenomenon), 빛을 잘 볼 수 없는 광공포증(photophobia) 그리고 야맹증(nyctalopia)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주얼 스노우 현상2
비주얼 스노우 증상 2

진단

비주얼 스노우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만흔 질환을 배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안과적 원인 – 유리체 및 망막의 원인

  2. 다른 신경과적 질환

따라서 안과에서 먼저 눈 자체의 문제로 인한 증상인지 아닌지를 판단 후에, 안과적 이상이 없다면 신경과에서 진단과정을 밟게 됩니다.

논문에서 제시한 진단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비주얼 스노우 진단기준

간단하게 살펴보면

  • 비주얼 스노우 현상(역동적이고, 연속적으로 작은 점들이 전체 시야에 보임)이 3개월 이상 지속

  • 반복시, 내시현상, 광공포증, 야맹증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함

  • 일반적인 편두통의 증상과 일치하지 않아야 함

  • 안과적 문제와 같은 다른 질환으로 설명될 수 없어야 함

특성

해당 연구에서는 많은 수의 비주얼 스노우 환자를 통해, 몇 가지 의미 있는 통계학적 결과를 말했습니다.

비주얼 스노우 특성
비주얼 스노우의 역학

몇가지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들 위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비주얼 스노우를 겪는 환자는 평균 29세였습니다.

  • 남, 여 성비에 차이는 없었습니다.

  • 많은 경우에 있어 증상이 어릴 적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약 40%)

  • 대부분 이명이나 편두통이 같이 동반되었습니다.

치료

비주얼 스노우의 정확안 원인이나, 병리학적 기전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효과를 보았던 치료도 몇몇 케이스 보고 수준으로 아직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현재까지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ex :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ex : 타이레놀), 항우울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라모트리진과 같은 항경련제를 사용하여 호전을 본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병리학적 기전 고찰
이명, 편두통과의 관계

비주얼 스노우를 겪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이명과, 편두통이 동반되었습니다.

두 질환과의 연관성은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된 결과로 “비주얼 스노우와 이명, 편두통은 같은 병리학적 기전을 공유할 것이다”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주얼 스노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상 검사에서 보조시피질인 혀이랑(lingual gyrus) 부분의 대사항진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혀이랑
혀이랑

이는 비주얼 스노우에서 겪는 시각적 이상은 구심성 신경의 문제, 즉 눈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호의 문제가 아닌 그 신호를 처리하는 과정의 장애로 인한 결과임을 시사합니다.

쉽게 안과적 문제가 아닌 뇌의 문제일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HPPD의 가능성

HPPD는 hallucinogen persisting perception disorder의 약자로, “환각제 지속성 지각장애”환각제 복용 중단 시 복용했을 때 겪었던 증상을 다시 느끼는 현상입니다.

비주얼 스노우가 HPPD로 인한 증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비주얼 스노우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복용중인 약물중 환각제 지속성 지각장애를 유발할만한 약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마치며

안과의사인 저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비문증으로 고생하고 스트레스받는 환자분들을 많이 보는데 앞으로 단순한 비문증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겠죠?

비주얼 스노우는 더욱 연구되어야 할 분야입니다.

www.visualsnowinitiative.org

위 사이트를 가보시면 비주얼 스노우를 연구하는 학회? 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비주얼 스노우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교수님들이 포함되어 있고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신경과 교수님도 계시더군요.

이런 희귀한 질환은 그 수가 적고, 연구하기가 어려워 효과적인 치료나 약물 역시 연구되기가 힘듭니다.

세계 각국에서 비주얼 스노우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시는 교수님들을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점은 커뮤니티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주얼 스노우 치료(라모트리진) 효과에 관한 최신 논문 <– click

사라지지 않는 비문증, “비주얼 스노우” 라고 들어보셨나요?”의 4개의 댓글

  • 2021년 9월 3일 12: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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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광시증이나 비문증과는 증상이 다른거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고 검사를 받아도 이상이 없다고 하니 어떤 희귀병일까 언젠가 시력에 큰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증상이 의식될때마다 걱정과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었어요 원래 다들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갑자기 예민해진건가? 모니터나 조명의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지냈는데 5년만에 뭔지 알게됐네요 치료는 어려워도 위험한 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 마음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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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9월 10일 2: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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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일단 안과 검사상 정상이라 하셨다니 눈 문제는 크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간혹 신경과적 질환으로 인해 비주얼 스노우 증상이 생길 수 있으니 증상이 심하거나 도중에 다른 증상이 추가로 생긴다면 신경과적 검사를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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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0월 15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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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선생님.
    현재 8월 23일 안과 첫방문 산동검사 후 비문증이 늘어 다른 병원에서 3주후 한번 더 산동검사를 했습니다.
    그 후 한달이 지난 지금 비주얼 스노우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빛번짐, 근시심해짐, 비문더늘어남)
    증상이 생긴건 두번째 산동 후 일주일 후부터 증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시야가 티비지지직거리는 것처럼 하고 비문증도 5-6개 더 늘어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산동검사에 의해서 빛을 강하게 받아서인지 빛에 민감해져서 인지
    산동검사의 영향이 있을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떤 검사를 받아야할까요? 안과에서 잠깐 검진을 받았을때는 예민해서라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두번째 산동검사할 때 되게 무섭긴 했거든요 ㅠㅠ 빛이 처음받았던 곳 보다 너무 강해서
    신경쪽으로 충격을 받은 걸까요?? 대체 원인이 뭘까요 ㅠㅠㅠ 너무 괴롭습니다.
    신경과에 가서 뇌파검사랑 자율신경계검사를 받았는데
    자율신경계검사에서 불균형(부교감신경 항진,교감신경 부족)으로 나왔습니다. 뇌파검사는 이상없었구요.
    현재 안정제랑 싸리움캡슐 처방받아 먹고있습니다.
    눈ct나 mri 등 어떤 검사를 받아야하고 호전될 수 있는 방법이 도대체 어떤것이 있을까요ㅠㅠㅠ
    산동액의 감염이 원인일까, 축동제를 써야하나(동공크기는 정상)/ 모르겠어요 ㅠㅠㅠ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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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1월 19일 8: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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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비주얼 스노우 갤러리 링크입니다
    환우분들 서로 정보공유 하시라고 개설했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visual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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