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방치했다간 실명할 수 있는 망막 열공(a.k.a 망막 구멍)

힘든 오전 수술방 스케줄을 마치고

편안하게 오후 외래를 시작하자 마자 들리는 소리.

“선생님~! “망막 열공”으로 의뢰된 환자입니다”

왜 망막 열공을 여기까지 보내지?

설마하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망막을 살펴본다.

아…. 망막이 같이 떨어졌네…. 레이저로 안될거 같은데;;

환자에게 수술 가능성을 설명하자 믿지 않는 표정이다.

나도 믿기가 싫다…


레지던트 수련 당시 망막 열공으로 의뢰된 환자를 볼 때가 생각납니다.

제발 열공만 있어라..하는 마음으로 눈 속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오늘 알아볼 망막열공은 망막에 생긴 열공(구멍)입니다.

무서운 합병증을 가져오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처치가 필요한데요,

망막 열공은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망막 열공의 원인

망막 열공, 정의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망막에 구멍이 생긴 상태


망막과 유리체의 관계
망막과 유리체
망막과 유리체

망막(Retina)

우리 눈에서 필름역할을 하는 신경조직입니다.

그림처럼, 노란색 조직으로 눈 뒤쪽에 얇게 벽지처럼 붙어서 그 기능을 합니다.

유리체(Vitreous)

우리 눈 속을 채우고있는 투명한 젤리와 같은 조직입니다.

오른쪽 사진처럼 실제 투명한 유리와같아서 유리체라 합니다.

유리체는 뒷쪽으로 망막에 붙어 있습니다.

눈의 구조,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망막의 구조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유리체의 구조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열공의 발생
유리체 액화와 박리

탄력을 가지고 눈 속을 채우고 있던 유리체

왼쪽 그림처럼 나이가들며 탄력을 잃고 쪼그라들기 시작합니다.

빈 부분은 물로 대신 채워지게 되죠.

이를 의학용어로 유리체 액화(Vitreous liquefaction)이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문증”이라고 하는 증상을 많이 겪습니다.

비문증,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왼쪽 그림처럼 망막에 붙어있던 유리체가 말끔하게 떨어지는게 베스트입니다.(후유리체 박리, PVD)

하지만 망막에 강하게 붙어있는 부분은 오른쪽 그림 처럼 쉽게 안떨어지는 경우도 있지요.

유리체가 망막을 잡아 당기는 상태로 “유리체-망막 견인”이라 표현합니다.

망막 열공 발생

왼쪽 그림처럼 결국 필름조직인 망막과 같이 찢어졌습니다…

마치 종이에 붙은 스티커를 떼려다 종이까지 같이 찢어진 경우네요.

망막 열공은 앞서 말씀드린 유리체의 액화와 이로인한 견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 외에 외상과 같이 충격으로 유리체가 심하게 움직이며 망막을 찢는 경우가 있습니다.

망막 열공의 발생 원인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 노화로 인한 유리체 변화에 따른 망막 열공(대부분)
  • 외상과 같은 충격으로 인한 망막 열공

망막 열공의 종류

엄밀히 말씀드리면 “망막 열공”은 “망막 주변부 변성”의 하위개념 입니다.

환자들에게 설명할 때에는 헷갈려 하실 수 있기에 보통 그냥

“망막에 구멍이 생겼다” 라고 표현합니다.

망막 주변부 변성이란 망막은 동그란 원의 형태로 보았을 때 주변부(가장자리)에 발생하는 변성입니다.

다양한 주변부 망막변성

위 그림은 다양한 망막 주변부 변성의 모습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유리체 견인에 의한 열공은 B에 해당합니다.

꼭 유리체 견인이 아니더라도 망막 자체가 변성(노화)에 의해 얇아지며 구멍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위축성 원공(Atrophic hole)이라 하며 A,C,D와 같은 다양한 주변부 변성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망막 주변부 변성

왼쪽은 유리체 견인에 의한 망막 열공,

오른쪽은 위축성 원공입니다.

유리체 견인에 의한 열공은 잡아당기며 망막이 찢어지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말발굽 모양의 형태가 흔합니다.

따라서 말발굽 열공(Horse shoe tear)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위 모두가 주변부 망막 변성에 해당하며 “망막에 구멍이 났다” 라고 표현합니다.


망막 열공이 잘 생기는 사람은 따로 있다?

지금까지 설명해드린 망막 열공의 발생 기전을 보았을 때

망막 열공이 잘 생기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리체의 액화(노화)가 빨리 일어나는 경우
  2. 망막이 약한 경우

“고도근시”가 모두 해당사항입니다.

고도근시

고도근시는 단순히 먼거리가 잘 안보이는 상태가 아닙니다.

왼쪽은 정상눈, 오른쪽은 고도근시입니다.

보시는바와 같이 눈 자체의 길이가 긴게 근시이며 고도근시의 경우 차이가 더 심합니다.

안구 길이가 뒤로 점점 길어지게 되면 마치 밀가루반죽을 늘리면 얇아지듯 우리의 망막도 얇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고도근시인 경우 망막 주변부 변성이 좀 더 조기에, 남들보다 흔하게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상

망막 열공을 유발한 유리체 액화와 후유리체박리에 의한 비문증이 대표적 증상입니다.

망막에 구멍이 생기게 되면 망막 안의 여러 세포들이 눈 속으로 나오기 때문에

단순 유리체 변성으로 인한 생리적 비문증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합니다.

유리체가 망막을 잡아 당기게 되면 기계적 자극에 의해 번쩍이는 광시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간혹 찢어져 구멍이 생긴 망막이 망막 혈관과 같이 찢어진다면 눈 속으로 피가 나는 유리체 출혈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갑자기 비문증이 발생하거나,

원래 있었던 비문증이 더욱 심해진 경우 병원에서 다시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

환자에 대한 정확한 문진(증상, 외상 유무, 과거 질환력)을 기본,

산동(눈동자를 키움)후 자세한 망막검사를 통해 열공의 위치, 형태, 타입을 파악하는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망막열공은 망막 중심부보다 주변부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검사시 눈을 상,하,좌,우 돌려보며 구석 구석 검사합니다.

안저검사

최근에는 광각안저촬영의 도입으로 산동하지 않고도 망막 주변부까지 촬영 가능한 검사장비가 도입되어

좀 더 정확히 스크리닝과 확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료

교과서적으로 망막 열공을 포함한 망막 주변부 변성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아래 설명드리겠지만 망막 열공으로 인한 합병증중 “망막 박리”는 시력에 치명적이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망막 열공의 주 치료인 레이저 치료는 간단하면서 합병증이 없기 때문에

망막 열공에 대해서 예방적인 개념으로 관대하게 치료합니다.

  1. 레이저 광응고술
  2. 냉동 망막 유착술

위와 같은 치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편의성과 안정성으로 1번, 레이저 치료가 시행되고 있어 이에 대해서만 설명드리겠습니다.

망막 열공 레이저 치료

안과 영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녹색광의 아르곤 레이저를 이용합니다.

안과 현미경 검사하는 것과 동일하게 앉아서 시행받기도 하며, 누워서 시행받기도 합니다.

별도의 마취는 필요없지만 특수 렌즈를 각막에 접촉시기 때문 점안마취약(안약)을 넣고 시행합니다.

망막 열공의 레이저 치료는 위 그림과 같이 열공 주변으로 레이저를 조사하여

추가적인 망막의 박리를 예방하는 것 입니다.

쉽게 떨어진 벽지 주변으로 풀칠을 하는 작업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망막 열공 레이저 치료 전 후

왼쪽그림이 치료전, 오른쪽 그림이 치료 후 입니다.

열공 주변으로 일종의 화상 자국인 레이저 반흔이 형성되었고

더이상 추가적인 찢김이나 박리를 예방합니다.


예후&합병증

망막 열공의 예후는 굉장히 좋은 편 입니다.

조건은 합병증인 망막 박리가 생기지 않았을 때 입니다.

무심코 방치했다간 실명할 수 있는 망막 열공(a.k.a 망막 구멍)

유리체 견인에 의해 발생한 망막 열공으로

액화된 물성분이 들어가게 됩니다.(두번째 사진)

벽지에 생긴 구멍을 타고 물이들어가면 붙어있던 벽지도 들리게 되겠죠?

눈의 움직임에 따라 망막 안으로 들어간 물이 출렁이며 더욱 망막을 떨어뜨립니다(세번째 사진)

네번째 사진은 실제 사진으로 열공과 박리부분이 잘 관찰됩니다.

망막 박리는 박리된 범위가 클 수록 예후가 불량하고 응급한 조치가 필요한 안과적 중증입니다.

망막 박리,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망막 열공의 예방 방법

일반적으로 열공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고도근시와 같이 망막이 다소 약한 경우 외상과 같은 충격에 주의하는 정도가 도움이 되겠습니다.

핵심은 발생한 열공에 대해 조기진단과 정확한 조치를 통한 합병증 예방입니다.

  1. 정기적 안과검진
  2. 비문증 증상시 안과검진
  3. 비문증이 심해지거나 광시증 등 추가적인 증상 발생 시 안과검진

결국 망막이란 부분은 안과진료를 통해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시 안과진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

비문증, 광시증 진단과정 자세히 알아보기[클릭]


Appendix

-https://visionaware.org/your-eye-condition/guide-to-eye-conditions/floaters-retinal-tears-and-retinal-detachments/
-http://retinatoday.com/2016/06/vitreous-the-next-frontier/
-https://www.webeyeclinic.com/eye-floaters/posterior-vitreous-detachment
-https://www.gemclinic.ca/about_retinal_tears_retinal_detachment.php
-https://entokey.com/peripheral-retinal-degenerations-as-a-risk-factor-for-rhegmatogenous-retinal-detachment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33-018-0196-y
-https://www.slideshare.net/RohitRao2/peripheral-fundus-its-disorders
-https://www.plano.co/myth-busted-can-myopia-actually-be-reduced/
-https://www.mountnittany.org/articles/healthsheets/1516
-https://www.medipars.com/ophthalmology/retinal-detachment/
-https://www.rvscny.com/patient-eduction/conditions-we-treat/retinal-tear/

무심코 방치했다간 실명할 수 있는 망막 열공(a.k.a 망막 구멍)”의 1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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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월 30일 1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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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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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2일 9: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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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눈 상태를 보시고, 망막에 구멍이 날수도 있다고 정기적으로 보자고 하십니다.
    구멍이 나면 수술 해야 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왜 구멍이 나지?? ?
    걱정을 많이 하고 있던차에 선생님의 글을 접하고 마음이 놓입니다.
    오진이 아닐까 걱정하면서 다른 병원에 가봐야 하나 근심을 많이 했는데, 이젠 편안한 마음으로 예약 날짜를 기다려 보렵니다..제가 고도근시로 -7이었는데 65세에백내장수술로 5년이 지났고, 지금은 1.2 됐어요.헌데 몇달전에 저는 망막출혈이 왼쪽 눈에서 두번이나 있었고, 지금은 자연적으로 흡수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저희같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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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3일 6: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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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막 열공을 피하기 위한 약이나 영양제는 없나요?
      티비나 스마트폰 오래보는것도 망막에 나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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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3일 9: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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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타깝게도 열공을 예방하는 영양제나 생활 습관은 딱히 없습니다.
        머리나 눈에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 정도만 피한다고 생각하세요~
        티비나 스마트폰 오래보는 것이 망막 건강과 유의미한 큰 관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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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3일 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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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망막 출혈의 원인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니 어찌보면 다행인 것이죠.
      그럼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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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3일 11: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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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걱정되는 마음에 댓글을 남겨봅니다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올해 17살로 위에 서술된 고도근시와도 거리가 먼
    정상시력을 가진 학생입니다
    최근 비문이 늘어 안과검진을 했는데
    양안에 열공이 있더라구요
    올해 초에 휴대폰으로 눈을 크게 맞았어요
    또한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흔들며
    눈을 크게 굴렸습니다

    1. 앞에 서술한 행동으로 망막열공이 생길 수 있나요?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열공된 부분 말고는 망막두께는 정상이라하셨습니다.
    2. 레이저를 받았습니다. 자리를 잘 잡았고
    앞으러 정기검진을 받는다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확률이 적나요?
    3. 정상시력에 이른나이에도 후유리체박리가
    일어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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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3일 11: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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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후유리체박리가 끝나면 열공이나 박리에 대한 위험은 조금 낮아지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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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5일 12: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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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신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1. 앞선 행동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관 관계를 연결짓기는 어렵습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2. 레이저로 잘 장벽이 쳐져 있다면 해당 부위로 인해 망막박리가 생길 확률은 적습니다(다른 부위에 또 열공이 생기면 모를까)

      3. 네 그렇습니다.

      4. 후유리체 박리가 깨끗하게 완전히 잘 끝나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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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5일 3: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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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막열공 레이저가 유지를 잘 해준다면
        후유리체 박리가 끝났을 기점에
        박리의 위험은 낮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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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5일 3: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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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나이 또래에 열공이 발생하는 것이 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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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2월 8일 9: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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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상할 정도로 케이스가 없지는 않습니다. 너무 걱정하시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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