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지형도 기본-1: 기본 원리와 Sim-K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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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막지형도 기본-1: 기본 원리와 Sim-K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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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막지형도 기본-3 : 후면 파악이 가능
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이 글은 각막지형도를 두 번에 나눠서 설명하는 파트1에 해당합니다.
비디오토포그래피(Placido 기반)의 원리를 조금 더 자세히 보고, Simulated Keratometry(Sim-K)가 실제로 어떤 식으로 각막 곡률을 수치화하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그냥 기술적인 용어만 나열하면 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차례
각막 지형도 기본 원리
“볼록 거울” 역할을 하는 각막

각막은 우리가 흔히 아는 거울은 아니지만, 볼록 거울처럼 빛을 반사합니다.

그래서 흑백 동심원으로 구성된 Placido 디스크(주로 흰색·검정색 패턴)를 각막에 비추면, 그 패턴이 각막 곡률에 따라 뒤틀려서 반사되죠.

지형도(토포그래피)는 바로 이 뒤틀린(왜곡된) 이미지를 분석해 “각막이 어디가 더 가파른지, 어느 축이 편평한지”를 파악합니다.
집에서 둥근 스테인리스 그릇을 거울 삼아 보면, 얼굴이 이리저리 찌그러져 보이죠?
각막 검사도 이와 비슷하게, “얼마나 찌그러졌는가?”를 객관적인 수치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측정 과정: “촬영 → 컴퓨터 분석 → 색상 지도”

1. Placido 디스크를 눈앞에서 빛나게 합니다.
2. 각막 반사를 카메라(기기 내부)로 촬영.
3. 소프트웨어가 수천~수만 지점에서 반사 이미지의 “변형 정도”를 계산해, 각각의 점에 대한 **곡률(curvature)**을 산출합니다.
4. 곡률값이 컬러맵(color map) 형태로 시각화되어, 어느 부위가 얼마나 가파른지/편평한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죠.
왜 이렇게 복잡해진 걸까?
1980년대 후반, 각막 절개술(Radial Keratotomy, RK)이나 이후의 라식·라섹 같은 굴절교정수술이 대중화되면서, 기존의 “단순 케라토미터”만으로는 각막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정밀하게, 원형 패턴으로 전체 각막을 훑을 수 있는 각막 지형도가 각광받게 되었어요.

Simulated Keratometry(Sim-K)란?
각막 지형도를 찍으면 Sim-K라는 값이 자주 표시되는데요,
이는 “만약 이 각막을 전통적인 케라토미터로 측정했다면?” 이라는 가정 아래, 기계가 가상으로 계산해주는 값입니다.
케라토미터 원리 요약

전통적 케라토미터는 각막 중심에서 약 1.5mm 떨어진 지점에서 “반사되는 원형 패턴”의 크기를 보고,
해당 반사 이미지가 얼마나 작아졌는지(또는 커졌는지)를 계산해 **곡률(디옵터)**로 환산합니다.

• 예: 43.00D @ 90°, 44.50D @ 180° 등으로 나타내어, 주된 축(axis) 두 개에서 곡률값을 구분해 표시하죠.
Sim-K의 계산 방식
• Placido 기반 각막지형도가 눈 전체 이미지를 얻은 뒤,
“이 각막에서 중심부로부터 1.5mm 떨어진 원(지름 3mm 정도) 위 지점들”의 곡률 정보를 뽑아냅니다.
그중 가장 가파른 지점(steep meridian)과 그에 수직한 지점(flattest meridian)의 곡률을 추려서, ‘전통적 케라토미터’ 기준으로 변환하면, 우리가 흔히 보던 “예: 42D @ 90° / 43D @ 180°” 같은 난시 정보가 나온다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우리가 Sim-K라는 값을 볼 때는, “중심에서 1.5mm 떨어진 지점의 곡률만 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즉, 중앙(1mm 이내) 부분의 초정밀 곡률은 ‘단순 Sim-K’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요(혹은 그 반대로 3mm 넘어 곡률도)
그래서 라식·라섹처럼 중앙부 곡률을 크게 변화시키는 수술 이후에는 Sim-K가 실제 각막 상태와 꽤 다르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Sim-K 는 왜 필요할까?
백내장 수술에서 토릭 인공수정체 삽입 등을 계획할 때, 기존 수술 공식 대부분이 “케라토미터 값”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에 맞춰 토포그래퍼도 가상 케라토미터 결과를 제공하면, 수술 계산에 편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중에 보시겠지만, 이것만으로는 “후면각막 곡률”이나 “수술 후 중앙부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하니 주의가 필요해요.
정리 및 다음 편 예고
각막지형도는 각막이 반사하는 동심원 패턴을 디지털로 분석해 곡률 지도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Sim-K는 전통 케라토미터 방식과 유사한 값(중심에서 1.5mm 범위 기준)만 추출해, 임상 현장에서 난시 측정과 수술 계획에 활용하도록 도와줍니다.
다만, 1.5mm 바깥이나 각막 중심·주변부 곡률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고, 후면각막 정보도 포함되지 않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면 좋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축곡률(Axial), 접선곡률(Tangential), 평균곡률(Mean Curvature), 그리고 실제 굴절력 지도(Refractive Map)가 왜 서로 다르게 나오는지, 또 임상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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